초등학교 때, 학교 뒷산 안쪽에는 우리만의 비밀기지가 있었다. 여러 개의 판자를 못을 박아 이어 세운, 제법 그럴싸한 비밀기지로 비나 눈은 피할 수 있는 한 평 반 정도의 작은 방이었다. 방과후엔 그곳에 모여서 과자를 먹거나, 야한 잡지를 보거나 하는 등 마치 우리들만의 집 같은 느낌이었다. 나랑 신, 쥰, 떠돌이 개 두 마리. 이렇게 다섯이 비밀기지의 멤버였다. 5학년 여름방학. 비밀기지에서 하룻밤 자면서 놀자고 이야기가 나왔다. 부모님들께는 ‘○○네서 잘 거야’라고 거짓말을 하고 각자 가진 돈을 모아서 과자나 불꽃놀이, 음료수 등을 샀다. 수학여행 때보다 두근거렸다. 저녁 5시쯤 학교에 모여서 뒷산으로 향했다. 한 시간 정도 산을 오르면 우리들의 비밀기지가 나온다. 기지의 주변은 해피(수컷)와 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