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앉아도 되나?” 포장마차에서 홀로 술을 마시던 내 앞에 주인아저씨가 다가오며 말했다. 마침 손님도 나뿐이고 심심하던 차에 심각한 얼굴로 술을 마시는 나를 본 모양이다. “앉으세요. 안그래도 심란했는데 제 말상대나 해주시겠어요?” 내 말에 아저씨는 간이 의자를 끌어와서 내 앞에 앉았다. “나도 한잔 줘. 보아하니 오늘 장사는 끝난거 같으니 같이 한잔 하면서 네 얘기나 들어보지.” 난 아저씨에게 소주를 따라주며 입을 열었다. “아저씨. 아무래도 전 겁쟁인가 봐요. 누구보다 용감하고 대담한 그런 멋진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냥 쓰레기였어요.” 술을 한입에 털어 넣은 아저씨는 잠자코 내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다. “한번 들어보세요. 한 남자가 있어요. 20세 건장한 청년이죠. 그런데 그 남자가 우연히 창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