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에 직장을 잡은 이래로 벌써 3개월이 넘게 다가구 주택에서 홀로 월세살이를 하고 있어. 그런데 있잖아, 나는 단 한 번도 이웃 사람과 마주친 적이 없어. 보통은 집 앞 슈퍼에 가거나 출퇴근하다가도 한 번씩은 마주치기 마련인데 주말에 집에서 쉴 때면 간혹 현관 밖으로부터 들리는 복도 소리가 전부랄까. 뭐 이쯤 되면 내 주위에 어떤 이웃이 사는지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묻겠지만은, 내 경우는 좀 달랐어. 바로 옆집 203호에 살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그 이웃 때문에...... 워낙 건물이 낡았고 현관의 방음이 안 좋은 터라 의도치 않게 현관문이 열고 닫히는 소리가 노골적으로 들리고... 그런 환경에서는 그냥 스쳐들어도 구두를 신었는지 운동화를 신었는지, 복도에 울리는 발소리로 단번에 알게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