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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4

내가 가스불을 껐던가? 안 껐던가?. ssul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출근길 내내 불안함이 가시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집에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불안하다. 집에는 치매에 걸린 노모가 계신다. 일하는 도중 창밖으로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혹시 우리집일까 어쩌면 다른 집일까 불안하다. 망상은 계속 되고 일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우웅- 우웅-.] 책상에 올려둔 핸드폰이 울린다. 나는 여전히 불안감에 뒤덮인채로 전화를 받는다. 전화 너머의 목소리가 내게 차분히 말했다. 그 말을 듣고나서야 모든 불안감이 해소됐다. 나는 가스불을 켜고 나왔다.

2021.10.13

[괴담] 군대 수사관의 이야기. ssul

이번 사건에 대한 일체의 어떠한 행동이나 말도 금한다. 그리고 나를 모욕한 댓가로 일주일 내에 넌 다른 사단으로 전출될 것이다." 머리에 총을 맞은 듯 나는 순간 현기증을 느끼며, 멍한 표정으로 사단장의 얼굴을 지켜 보았다. 사단 본부를 등지고 나와 나는 한 참을 걸었다. 많은 생각들이 머릿 속을 맴돌았다. 너무나도 나약한 , 최중사에게 아무 것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싫었고 미웠다. 예전 공수부대에 있을 때 낙하산 강하 도중 대퇴부 관절을 다쳐 2개월 넘게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 있으면서 나를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더 이상 강하 훈련을 할 수 없다는 군의관의 말과 그로 인해 매일같이 온 몸에 젖어오는 무기력감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그 때의 고통보다 더 한 것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 그..

202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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